회사 이름도 생소하고(Chuwi??) 제품명도 생소한(Lapbook???) 중국 노트북을 최근에 구입했습니다.

만화작업용으로 갤럭시 북 12인치를 구입한 이후 갤럭시북을 메인 노트북으로 사용하려고 기존에 사용하던 삼성 노트북9 메탈 2017제품을 중고로 판매했는데, 팔고 나니 2-in-1 형태보다 노트북 형태가 더 사용하기 좋은 경우가 있어 불편한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만화 글콘티 작업을 주로 침대에서 노트북으로 했었는데... 갤럭시북같이 키보드가 분리되는 형태로는 침대에서 글을 쓰기가 어려웠구요. 노트북9 메탈은 사용할 때 성능에 불만은 없었었지만 배터리가 너무 눈에 띄게 빨리 소모되는 점이 불만이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성능은 별로 안 좋아도 괜찮으니 (주로 글을 쓰는 정도나 인터넷 서핑 같은 작업만 할 것이었기 때문에) 배터리가 오래 가고, 키보드가 괜찮은 보급형 노트북을 좀 알아보다가 이 제품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출처: Chuwi 홈페이지)



검은배경 사진으로 숨겼지만 구라(?)베젤입니다. 체감상 베젤은 좀 있는 편입니다.

하판 두께도 얇은 편이지만 사진에 보이는 것만큼은 아닙니다.

팜레스트를 제외하면 거의 섀시 전체가 메탈 재질이고 만듦새가 좋습니다.

책상에 내려놓았을 때 한 손으로 화면을 열 수 있습니다.


CPU: 인텔 셀러론 (제미니레이크) N4100 4코어/4쓰레드


RAM: 온보드 듀얼채널 LPDDR4 4GB


저장장치: 32GB/64GB eMMC+128GB SSD 옵션


운영체제: Windows 10 Home 정품, eMMC에 설치되어있음


화면: 13.3인치 1920X1080 1080p IPS 디스플레이


무게: 약 1.4kg


포트: (왼쪽) USB 3.0 Type A+DC input+mini HDMI / (오른쪽) USB 3.0 Type A+4극 이어폰 단자+micro SD 슬롯(usb 2.0 인터페이스)


배터리: 37Wh 내장형


쿨링: 패시브 쿨링(팬 없음)


가격: (2018년 12월 알리익스프레스 기준) $260~$280



다른 것을 다 떠나서 보더라도 (이 비슷한 사양 넷북을 찾아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정말 말도 안 되게 쌉니다.


특히 윈도 10 라이센스가 저렴한 조건인 셀러론CPU+4GB이하 RAM+저용량 eMMC 조합을 통해 정품 윈도10까지 포함되어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대략 저 정도 사양을 가진 제품을 국내 다나와 등지에서 구입하려면 (역시 2018년 12월 기준) 최소 30만원에서 시작하는데 대부분 운영체제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가격입니다. 



그리고 아래에 타 매체에서 같은 제품을 리뷰한 영상/글을 모아봤습니다.




TechTablet리뷰:



ChinaMobileMag 리뷰:




Lon.tv 리뷰:




NotebookCheck 리뷰: https://www.notebookcheck.net/Chuwi-LapBook-SE-Laptop-Review.337602.0.html


(모두 내장 eMMC 용량이 32GB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현재 알리익스프레스 기준으로 32GB 제품은 품절이며 64GB제품만이 있습니다. 기어베스트에서 32GB+128GB 버전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장점으로 나오는 얘기가


"화면과 터치패드가 생각보다 좋다"

"키보드는 이 가격대 노트북 중에서 거의 가장 좋다"

"배터리가 오래 가는 편이다"

"메탈 재질이 고급스럽다"


즉 제가 구입하려는 목적에(성능 크게 필요없고 키보드와 배터리만 좋으면 되는) 잘 부합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구매를 결정하고 난 뒤, 저는 이 제품을 알리익스프레스 Chuwi 공식 스토어에서 구입했으며, (러시아 스토어이지만 운영은 같은 곳에서 진행) 64GB eMMC+128GB SSD 제품을 약 270달러에 구입했습니다.


배송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됐습니다. 구매한지 약 8일만에 도착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공식 셀러 기준으로 CJ 국제특송과 협약을 맺어 국내택배는 CJ 대한통운이 진행합니다. 통관 뒤에 하루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판매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한국에서 사용가능한 라운드 플러그를 보내줍니다. (유럽 규격이라 크기는 한국 플러그보다 약간 작음)



제품을 수령 후 실제로 만져보니... 대부분의 경우 리뷰에서 했던 말들이 맞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키보드는 거의 제가 써본 모든 노트북 키보드 중에 가장 좋았고, 터치패드도 쓸만했으며, 만듦새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용성 면에서도 Fn 키들이 보조기능으로 고정된 것을 빼면(예: 그냥 F1키를 누르면 화면이 꺼지고, Fn+F1 키를 눌러야 F1이 입력됨) 나쁘지 않았습니다.


배터리도 상당히 오래 갑니다. 재 보지는 않았지만 업체에서 얘기하는 8시간은 얼추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리뷰에서 화면에 어둡다는 얘기가 많은데 제가 받은 제품에서는 딱히 느끼지 못했습니다. 64기가 버전을 출시하면서 개선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셀러론 탑재 노트북은 예전에 한성에서 출시한 U13S 이후로 처음 써 보는데, 제미니레이크 N4100은 성능은 나쁘지 않습니다. 웹서핑이나 문서작업만을 하신다면 성능에서 큰 문제를 느낄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7200U등 모바일 i5급을 탑재한 제품에 비하면 확연히 버벅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쿼드코어 탑재 제품이지만 워낙에 싱글코어 성능이 뒤떨어지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유튜브 영상이 매끄럽게 재생되다가 가끔 중간에 멈추는 현상도 있었습니다. (다운로드 받은 이후에는 재생에 문제 없음)




다만... 저는 이 제품을 직접 구입하는 것은 별로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운이 나쁘게도 액정에 눌린 자국이 있는 제품을 받았는데 (다른 색 화면에선 괜찮으나, 하얀색 화면에서 살짝이라도 보는 각도가 바뀌면 화면에 밝은 흰색 점이 보임. 전형적인 액정 눌림현상), 처음에는 운이 없지만 교환받으면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판매자도 (약간 트러블이 있기는 했지만) 제품을 중국으로 반송하면 대체품을 보내주고 배송비를 지원해주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냥 재수가 없겠거니 하고 다시 노트북을 포장해서 중국으로 보낼 준비를 했는데......



배터리가 내장된 노트북을 중국으로 보낼 방법이 없습니다.


일단 우체국 일반 EMS는 "내장형 배터리 기기" 자체를 보낼 수 없으며, 내장형 배터리 기기를 보내준다는 EMS프리미엄도 "중국"으로는 노트북을 보낼 수 없습니다.


항공편은 Fedex/DHL/UPS등 특송서비스가 유일한 옵션에 가까웠지만 여기는 최소 8만원 이상을 요구했고 판매자는 그 정도까지는 배송비 지원을 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해운편까지 알아보았지만, 여러 해운회사들이 역시 배송물품이 "배터리 내장 노트북"이 되는 순간 인편으로 보내는 것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였으며 이 역시 10만원 넘는 가격이었습니다. 


우체국에서 확인한 결과 노트북에서 배터리를 분리할 수 있다면 EMS로도 보낼 수가 있다고 했었고,(중국에서 붙는 관세는 또 다른 문제, 심지어 노트북은 중과세 대상) 제가 노트북을 분해해서 배터리를 빼고 보낼테니 (배터리 비용도 부담하겠다고 이야기한 후) 대체품을 보내달라고 하였으나 이는 판매자 쪽에서 "배터리는 분리할 수 없다" 며 거절했습니다.


결국 실질적으로 30만원짜리 노트북을 배송비 십수만원을 쓰며 교환받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이 되어 판매자가 반송 없이 50달러 보상금을 주겠다고 한 것을 수용했습니다.


50달러 적게 주고 약간 하자 있는 제품을 샀다고 생각하면 되기는 하지만 찝찝합니다. 명백히 하자가 있는 제품이지만 "먼지 같으니 닦아 보라" 등 구매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응대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양품을 받을 수 있다는 전제에서는 매우 괜찮은 선택입니다. 만듦새도 좋고 가성비도 좋고 키보드는 특히 훌륭합니다.

하지만 괜찮은 물건이 오면 상관이 없으나 중국에서부터 발송하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배터리 달린 기기를 구입하는 특성상 불량품을 받았을 경우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판매자와 하는 협상 등도 모두 영어로 진행해야 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노트북이지만 구입과정에 상당히 큰 위험부담이 있다는 것을 숙지하고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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